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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과 울버린(Deadpool & Wolverine) 리뷰취미생활/영화 2024. 8. 1. 00:35
기다리고 기다렸던 마블의 예수님(Jesus).
데드풀이 3편으로 돌아왔습니다.
데드풀은 1편, 2편 모두 참 재밌게 봤습니다.

공식 북미 포스터 낮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데드풀 1.
시원한 액션씬과 거침없는 말. 날것 그대로의 데드풀을 담아낸 영화였습니다.
그 뒤를 잇는 데드풀 2.
케이블, 콜로서스 등의 엑스맨 캐릭터들과 함께 등장, 데드풀이 진정한 히어로가 되는 영화였습니다.
작품 전반적으로 온갖 풍자, 멈추지 않는 개그와 말끔한 액션, 청소년 이용불가에 걸맞은 잔인한 표현.
사람을 죽이는 걸 망설이지 않는 악인에, 정신이 오락가락하지만 히어로가 되어보려 노력하는 이야기.
그게 지금까지의 데드풀 영화의 메인 스토리이자 가운데를 꿰뚫는 개념이 아닌가 합니다.

데드풀 1편 포스터 이번 작품에는 데드풀 뿐만 아니라, 엑스맨 IP 중 가장 성공한 캐릭터인 울버린까지 등장하기 때문에 많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엑스맨 시리즈를 어벤져스보다 좋아하거든요.(완성도, 스토리 등은 제쳐두고..)
그렇다면 이번 영화는 어땠을까요?
엄청나게 호쾌한 전투 장면!
등장하는 데드풀 군단!
휴 잭맨의 울버린!
폭스의 합류 후 첫 마블 영화!
폭스 영화들에 대한 온갖 개그!
코믹스 울버린이 튀어나온 것 같은 휴 잭맨의 연기!
TVA설정의 적극 활용!
캐릭터 이해도에서 나오는 데드풀과 울버린의 케미!
무난한 서사 진행!!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쌓아온 IP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무너져 버린 데드풀, 마블의 예수님도 되지 못했다."
점수로 따지자면 안타깝게도 5점 만점에 3점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많이 쳐줘도 3.5점 입니다.
왜 그럴까요?
일단, 이번 영화는 이른바 FOX의 IP를 총집합한 데드풀 전용의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니, 노웨이 홈은 잘 봐놓고 리뷰를 아예 안 썼네요..)
이전 작품을 안봤다면 모르겠지만, 다 봤던 추억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실패할 수 없는 그런 영화.
그런 영화일 수 밖에 없었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저도 영화 초반부에도 많이 웃었고, 재밌었고, 유쾌했습니다.

돌비 시네마 포스터, 저는 남양주의 돌비 시네마에서 영화를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점수는 왜 3점일까요?
아, 혹시 진입장벽 때문에 그런 점수가 나올까요?
하지만 저는 정반대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어벤져스나 로키와 같은 기존 마블 IP를 챙겨보던 사람에게는 더 재밌는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노웨이 홈에서는 이전의 추억에 대한 그리움을 감동으로 만들어주었었죠.
구작의 주인공들이 함께 등장하며 정말 추억이 있다면 잊을 수 없는 많은 장면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노 웨이 홈에서의 많은 공감을 일으킨 장면들을 만들어 낸 걸 보면, 분명 감독은 구작을 전부 봤을 겁니다.
각 캐릭터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영화 전반적으로 느껴졌으니까요.

데드풀이 아닌 울버린과의 추억이 메인인 이번 영화 그럼 데드풀은? 데드풀은 데드풀 답게 유쾌하게 풀어내며 떠들어댑니다.
하지만 오히려 겉핥기 식이었습니다.
이 아래 내용은 이 영화의 단점과도 일맥상통 합니다.
초반부 데드풀의 코믹스의 이야기 잠깐 들려주며 지나가기.
울버린을 필두로 한, 과거 엑스맨 IP에 등장한 많은 캐릭터들의 등장.
엑스맨 뿐만 아니라 "과거 마블 영화"의 많은 캐릭터들.
이는 추억을 일으키는 장점이기도 하며, 모르는 이들에게는 진입장벽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전 차라리 모르고 보는 게 더 재밌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데드풀처럼 말하자면 제 추억을 강간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위의 많은 장점들에는 모두 깊이가 없었습니다.
보이드에서 나오는 엑스맨 트릴로지의 악역들?
존재감은 없으며 뮤턴트임을 보여주는 장면은 마지막 즈음의 단체 전투 장면 뿐입니다.
처음 스크린에 나올 때 반가웠지만 그게 끝이었어요.
이럴거면 차라리 앞으로 나올 영화의 캐릭터를 미리 보여주는 느낌으로 여기서 쓰는 게 나을 것 같을 정도였습니다.

몸에 불을 붙이며, Flame On! 크리스 에반스의 휴먼 토치?
특히 당당히 외치는 플레임 온. 에서 빵 터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활약은 하나도 없고, 하필이면 등장하는 뮤턴트가 파이로여서 아무것도 못하고 당해버립니다.
차라리 싸우면서 조금이라도 멋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모르겠는데,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며 그냥 순식간에 퇴장합니다.
그냥 진짜 우리도 이젠 마블이에요 하고 홍보하고 사라지는 느낌이어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대머리인데 왜 이쁘지?? 메인 빌런이었던 카산드라 노바?
쉐도우킹 같은 기생생물이라는 설정을 내려놓았음에도 무게감은 없으며, 정말 단순하고 평면적인 "악인" 캐릭터였습니다.
또한 기존 코믹스에서보다 훨씬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등장했는데...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영화판 카산드라 노바는 오메가 레벨 뮤턴트로 불리며, 현실조작에 가까울 정도의 능력을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영화판에서 현실조작 능력과 같은 너무나 강력한 힘을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어떻게 진행되던 간에 해당 캐릭터가 가진 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의문이 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스칼렛 위치가 정신적인 개복치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요?
진작에 위기란 위기는 모두 해결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카산드라 노바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능력으로 표현되어서, 왜 당하지?
와 같은 의문이 중간중간 피어올랐습니다.
이 아래부터는 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상 이번 영화도 울버린의 영화다. 완벽하게 끝난 로건의 X-23, 로라를 굳이 다시 넣어놓은 점.
굳이 시작에서부터 로건의 유해를 개그요소로 집어넣은 점.
코믹스 인기 캐릭터인 갬빗을 굳이 개그 캐릭터로 집어넣은 점.
케이블이랑 도미노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는 등등...
(뭐, 출연비용 이야기를 좀 하긴 했지만..)
조금은 진중해도 되지 않았나? 싶은 영화였습니다.
물론 데드풀이니까 그럴 수 있고, 데드풀이니까 개연성이 있었지만..
1편, 2편에서 쌓아온 데드풀의 이미지가 다 망가져버려서 주인공인 데드풀도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무너져버린 데드풀의 정체성
데드풀은 1편에서 데드풀이 된 이유가 나옵니다.
살인과 같은 용병 일을 관두고 평범한 삶을 살아보려 하지만, 암에 걸려 이를 해결하려다 데드풀이 됩니다.
그래서 1편의 데드풀은 정말 날것의 데드풀입니다.
2편에서는 데드풀이 복수를 끝마친 이후,
살인자의 삶이 아닌 엑스맨과 같은 히어로가 되어보려 노력하는 데드풀이 나옵니다.
또한 여기까지의 영화에서 데드풀은 적어도, 자신이 "악인"이라고 규정한 대상을 죽입니다.
살인만 하는 데드풀에게도 내면 안의 나름의 선이 있다는 걸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모습 때문에 데드풀이 히어로라고 불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영화였습니다.
나름의 살인을 일삼지만, 안티히어로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선, 기준은 지키는 존재라고 보여졌습니다.
물론, 코믹스에서는 그냥 정신나간 놈이기도 하고, 빌런일 때와 히어로일 때가 거의 반반에 가까운 캐릭터이지만, 영화 2편 내내 보여주는 현재를 지키고 싶어하는 일반인과 같은 모습, 용병 때처럼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이지만 나름의 선은 존재하는 모습을 이번 작품에서 다 박살냈다고 생각합니다.
로건의 유해?
가지고 장난 칠 수 있죠. 데드풀이잖아요.
그런데 그 유해로 사람을 죽인다?
죽일 수 있죠. 데드풀이잖아요.
그런데 처음 보는 사람들을 죽인다?
처음 보는 사람 아니잖아요!!
영화가 진행되며 처음 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들은 데드풀에게 기회를 주려 데려온 것이고, 데드풀은 이를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로건의 죽음이 확인된 시점부터 데드풀의 유니버스는 죽어간다는 게 확실시 되죠.
그럼에도 데드풀은 수많은 TVA요원을 죽여나갑니다. 결국에는 죽어가는 자신의 유니버스를 위해 패러독스에게 가야 하면서도요.
죽이려면 패러독스를 죽이지 왜 애꿏은 요원들을 죽인 걸까요?
솔직히 단순한 화풀이로 밖에 안보입니다.
왜 굳이 2편 내내 데드풀을 히어로에 가깝게 만들고 여기에서는 코믹스의 데드풀로 돌아간 걸까요?
그것도 히어로라는 타이틀을 달고나온 본인 영화에서 그런 행동을 한 게 참 아쉽고 아이러니해 보였습니다.
초반에 어벤져스 면접 이후에 회의감을 느끼는 것 또한 이해도 안갑니다.
1편과 2편 내내 데드풀이 원했던 건 용병으로서 살았던 과거를 지우고 바네사와 함께 평범하더라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지만, 3편에서는 뜬금없이 자신은 관심받지 못한다면서 흑화하고 삶에 의욕을 잃습니다.
그럼에도. 무너진 영화판 데드풀의 캐릭터성도 사실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코믹스에선 원래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놈인데? 하면 할 말이 없거든요.
그럼에도 이러한 부분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진정한 마블의 예수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홍보도 마블의 예수다 하는 장면을 보여줬기 때문에, 폭스의 IP와 마블의 IP가 공식적으로, 스토리 라인이 진행되며 세계관이 합쳐지는 장면을 기대했지만..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그러한 장면은 하나도 없이.
시작부터 갑자기 어벤져스 면접.
어벤져스를 언급하는데 당연히 알고있는 울버린.
당연히 우리 세계엔 어벤져스가 있다는 데드풀의 어이없는 태도 등등..
그냥 얘네 원래 우리 세계였어요! 하는 멍청한 스토리 진행방식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데드풀과 울버린이 카산드라 노바를 막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이후, 다른 멀티버스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장면이 나오는 게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판타스틱 4
엑스맨
어벤져스
이 세계관들이 합쳐지며 마지막에는 데드풀과 울버린 모두 온전해진 세계와 그 자리에 존재하는 다른 자신들을 보며 만족하며 쓸쓸히 쓰러지는 게 가장 깔끔한 결말 아니었을까요?
여운을 주면서도 앞으로의 데드풀, 울버린이 존재할 것이며,
회사 인수합병에 따른 세계관 통합이 말끔하게 이루어지면서
데드풀은 정말로 "마블의 예수님"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초반은 과한 개그 범벅, 게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개연성과 몰입감, 클리셰 범벅이었어서..
여러모로 1편부터 클리셰를 다 부수고 나오는 데드풀이라는 영화에 정말 큰 아쉬움을 남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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